2011.12.14. 동아일보

《 우리나라 연구진이 모든 색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LED는 전기를 통하게 하면 빛을 내는 성질을 가진 반도체로 조명장치, TV나 모니터의 백라이트(뒷면에서 빛을 비추는 부품) 등을 만들 때 널리 쓰인다. 기존의 LED는 자외선을 형광물질에 비추어 빛을 만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한 가지 색밖에 표현할 수 없다. 새로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TV나 모니터를 만들면 백라이트 없이 영상을 만들 수 있어서 훨씬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

재료과학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12월호 표지. 조용훈 KAIST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조용훈 KAIST 물리학과 교수팀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종기원)과 공동으로 빛의 3가지 기본 색깔인 붉은색, 녹색, 파란색을 모두 표현할 수 있고 만들기 까다로웠던 흰색 빛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화면에서 바로 색상을 표시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된다면 기존 모니터에 비해 색이 훨씬 진하고 선명해진다.

조 교수 연구팀은 ‘갈륨나이트라이드(질화갈륨)’라는 물질로 몇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육각형 피라미드 모양으로 빚어 LED 반도체를 만들었다. 여기에 전기를 흐르게 하자 전압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의 빛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육각뿔의 빗면, 모서리, 꼭짓점에서 발생하는 빛의 색도 각각 다 달랐다. 얼마나 강한 전압을 걸어 주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이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3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크기의 반도체를 만들어 같은 결과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의 1일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조 교수는 “형광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파장(색)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이 과학, 산업계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기업과 추가 연구를 하면 효율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과학기술자들은 이번에 개발한 LED 소자로 일본이나 독일이 선점하고 있는 차세대 LED기술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형광물질 없이 총천연색을 표시할 수 있는 LED기술은 일본, 독일 등에서도 개발한 바 있다. 그러나 크기를 3인치 이상으로 키울 수 없고, 가격이 비싼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LED와는 종류가 다른 아몰레드(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도 있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쓰인다.

조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접한 권오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세대LED연구팀장은 “총천연색 LED 기술은 일본의 니키아, 독일의 오스람 등의 기업이 관련 특허를 독점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접근이 제한돼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TV나 모니터처럼 큰 화면으로 만들 수 있고, 비싼 재료도 쓰지 않아 생산가격도 한층 낮출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접근방식이 달라 특허 문제도 없을 것 같다”며 “후속연구만 잘 진행된다면 지금보다 절반 이상 얇고, 더 값이 싼 TV나 모니터를 개발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LED 관계자도 “이번 연구는 연구개발 초기 단계지만 5년 정도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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