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력 소모 100분의 1로 줄인 초저전력 ‘전자 코’ 기술 개발
전력 소모 100분의 1로 줄인 전자 코, 정확도는 99.3%
사물인터넷, 모바일 장치에 활용할 수 있어
국내 연구진이 전력 소모를 100분의 1로 줄인 전자 코를 개발했다. 휴대용 배터리로도 오랜 시간 쓸 수 있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휴대용 전자 코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박인규 기계공학과 교수, 윤국진 기계공학과 교수, 조용훈 물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이 초저전력, 상온 동작이 가능한 광원 일체형 마이크로 LED 가스 센서 기반의 전자 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전자 코는 사람의 코가 냄새를 맡는 원리를 전자 소자로 구현해 대기 중 기체의 종류와 양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목표한 가스 기체가 금속산화물 가스 감지 소재에 닿으면서 전기전도도가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 반도체식 가스 센서가 대표적인데, 민감도가 높고 응답속도가 빠르며 대량 생산도 할 수 있어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다.
반도체식 가스 센서는 민감도와 응답속도를 높이기 위해 금속산화물 감지 소재에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이 때 히터를 이용한 고온 가열 방식인 줄 히팅이 주로 쓰이는데, 전력 소모가 크고 측정하고자 하는 가스뿐 아니라 다른 가스에 영향을 받아 선택성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KAIST 연구진은 전자 코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 가스 센서는 자외선을 내는 마이크로 LED 위에 산화인듐(In2O3) 금속산화물을 코팅해 광활성 방식을 사용해 전력 소모를 낮췄다. 또 센서의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 금속산화물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코팅해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SPR)’ 현상을 활용했다. 전자의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 공명을 일으켜 큰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가스와 금속산화물의 반응을 쉽게 만드는 방식이다.
낮은 선택성은 AI 기술로 해결했다. 마이크로 LED에 들어간 여러 종류의 감지 소재가 측정한 신호를 합성곱 신경망(CNN) 방식으로 학습시켜 각 기체가 만드는 신호 변화를 구분해낼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개발한 전자 코의 성능을 실험한 결과, 기존 방식의 소비전력 100분의 1 수준인 0.38mW(밀리와트)로 공기·이산화질소·에탄올·아세톤·메탄올 등 5가지 가스를 99.3%의 정확도로 판별했다. 농도 오차는 13.8%로 기존 방식이 30% 수준의 오차를 보이는 것과 비교해 높은 농도 정확도도 구현했다.
KAIST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전자 코 기술을 사물인터넷(IoT), 모바일에 활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해 가스 측정이나 질병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인규 교수는 “마이크로 LED 기반의 광 활성식 가스 센서는 기존의 반도체식 가스 센서에 비해 소모전력이 100분의 1 수준으로 초저전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대기오염 관측, 음식물 부패 관리, 헬스케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ˮ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나노(ACS Nano)에 지난달 10일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