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7. The Science Times

"좋은 질문에서 좋은 연구가 나옵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 수상자 조용훈 교수

과학이든 철학이든, 모든 학문적 새로운 발견은 사유에서 나온다. 대상에 대한 숱한 의문과 회의야 말로 중요한 학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이라면 ‘이달의 과학기술자’ 1월 수상자로 선정된 조용훈 KAIST 물리학과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조 교수는 “좋은 질문이 좋은 연구결과를 낳는다”는 철학을 철석같이 믿는다. “창의적이고 중요한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독창적이고 정교해진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죠”

조 교수는 반도체 3차원 나노구조를 이용해 한 방향으로만 빛을 전달하는 광자 다이오드, 초고속 단일 광자 발생기, 형광체 없이 다양한 색의 빛을 내는 발광소자 등 기존 방법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광원과 광제어 기술을 개발한 점을 인정받았다.

빛 신호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하는 광자다이오드는 차세대 초고속 광집적회로 분야에 필수적인 광소자이며, 단일 광자 발생기는 빛의 최소단위 입자인 광자를 한 번에 하나씩 발생시키는 장치로 차세대 양자정보통신의 핵심 광원으로 꼽힌다.

기존 광반도체 소자는 제작이 편리한 2차원 평면구조가 주로 이용됐으나 조 교수는 광반도체를 나노 크기의 3차원 구조로 제작하고 입체적 특징을 이용해 위치에 따라 에너지와 발광 색이 다른 다양한 구조의 소자들을 개발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축 방향으로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나노막대를 이용한 광자 다이오드, 3차원 구조의 꼭짓점에 양자 점을 형성시킨 초고속 단일 광자 발생기, 형광체 없이 다양한 색을 내는 무형광체 백색 LED 등을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조 교수는 최근 3년간 네이처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어드밴스드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나노레터스(Nano Letters), 피지칼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등 국제학술지에 45편의 논문을 내고 이 중 5편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지금까지 200편 이상의 국제 논문을 발표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과학자를 발굴·포상하는 제도로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은 1997년 4월부터 매월 1명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조 교수를 만났다.

▲ 업적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이용될 수 있는 것들과 비교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선진국과 비교해서 진일보 한 것은 무엇인지요?

기존의 반도체 소자들은 2차원 평면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평면 구조는 성장과 공정이 쉬운 반면 성능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성을 도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나노미터 크기를 갖는 3차원 구조 위에 성장하여 입체적인 구조를 갖도록 하면, 결함 구조를 줄이게 되어 결정의 품질도 좋아지고 표면적도 넓어지게 됩니다.

입체 구조의 위치에 따라 에너지와 발광 색깔이 다른 흥미롭고 독특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나노 구조의 3차원 입체 구조에 착안하면, 기존 소자의 성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기존에 만들기 어려운 기능성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소자들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연구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무엇인가요? 비단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앞으로 후속연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요?

연구를 시작할 때는 반도체 나노 양자 구조가 가지는 독특한 성질에 대한 순수한 관심에서 시작하였습니다만, 도출된 결과들은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와 에너지 환경 문제 해결에 잘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광자 다이오드는 전자 보다 훨씬 속도가 빠른 빛을 이용한 초고속 광집적회로에 사용될 수 있는 핵심 소자이고, 초고속 단일 광자 발생기는 차세대 양자정보통신 분야에 필수적인 양자 광원입니다. 그리고, 형광체를 사용하지 않는 무형광체 LED는 새로운 백색 LED 구현 방식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요즘 나노과학이 응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입니다. 보통 화학이나 신소재물질로 재료공학과에서 주로 다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응용범위가 이렇게 넓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노 과학기술은 물질이 나노미터 수준의 크기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물리적, 화학적 현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을 이용하면 기존에 존재하는 분야에서 성능을 높일 수 있거나 새로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성을 얻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반도체가 나노 구조로 크기가 작아지면서 생기는 양자 구속 효과와도 관련이 되어 있는데, 반도체의 3차원 나노 입체 구조의 위치에 따라 에너지와 발광 색깔이 달라지는 독특한 현상에 착안하여 새로운 포토닉스 광원과 광제어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조용훈 교수가 개발한 반도체 나노 와이드로 만든 광자 다이오드가 광집적회로에 적용된 가상의 모습 ⓒ KAIST

조용훈 교수가 개발한 반도체 나노 와이드로 만든 광자 다이오드가 광집적회로에 적용된 가상의 모습 ⓒ KAIST

▲ 수학이나 물리학의 응용이 아주 넓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순수과학 분야로 통하는 수학과 물리학이 너무 상업적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은 각자 독자적인 영역도 있지만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리적으로 새로운 현상을 예측해 내고 실험적으로 이를 증명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실험적으로 현상을 먼저 관찰하고 이를 설명하는 이론적인 모델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또한 새로운 현상을 기반으로 응용 분야를 찾아 적용되는 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있습니다. 동일한 연구 분야라 하더라도 순수과학과 응용과학 분야 모두 접근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옛날과 달리 최근 과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물론 취업률 등 사회적 여건이 이공계 출신이 유리한 이유도 있겠지요. 학문적 자세를 포함해서 조언이나 충고를 부탁 드립니다.

가끔 학생들에게 학습과 연구의 차이에 대해서 묻곤 합니다. 학습이 기존에 알려져 있는 학문을 배우고 습득하는 과정이라면, 연구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를 개척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학습은 문제가 주어지면 그 풀이 과정을 잘 찾아가는 과정을 터득하게 되지만, 연구는 중요한 문제 자체를 찾아 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를 위해서 학습은 필수적이지만 이로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교육 과정에서 학습을 통해 알려진 비슷한 접근법으로 주어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에 주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이보다는 중요한 문제와 질문 자체를 스스로 발굴해 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찾아 나가는 창의성을 키우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는 혼자서만 하는 주제보다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중요하고 큰 주제를 발굴하고 전문가들의 협력을 끌어내어 성취해 가는 학제간 융합 연구가 점점 중요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동시에 다른 분야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폭넓은 이해심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리더가 필요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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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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